내 머리속의 목소리: 정신질환의 함정

뉴스테이츠맨에서 발췌

영국 진보잡지 중 하나인 NesStateaman에 재미있는 기사가 나왔다. 우리가 흔히 머리속에서 목소리를 듣는 사람들을 조현병의 증상이 있는 것으로 알고있지만, 사실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 이 분야에서 연구하는 학계의 인물들을 소개하고, 머리속에서 목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만든 단체 Hearing Voice Movement에 대한 이야기도 소개되었다.

머리속 목소리는 증상이 아니라 대처방식이라는 주장

네덜란드 헤이그의 정신과의사인 마리우스 롬(Marius Romme)은 자기의 환자들에 대한 사례를 이야기하며, 목소리를 듣는다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어린시절 학대나 사고를 겪고 트라우마의 일환으로 목소리를 듣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조현병이 나타나서 증상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트라우마에 대처하기위해 우리 머리속에서 다른 자아가 말을 건네며 -본인을 위로하거나 지지하기도 하고. 타인에 대한 적개심을 정당화하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표현된다는 것.

모든 목소리가 나쁜 것은 아니다.

롬 박사가 컨퍼런스를 열어 머리속 목소리를 듣는 사람들을 만난 사례가 나오는데, 목소리를 듣는다고 호소하거나 나온 사람들 450명 중에 150명은 놀랍게도 그 목소리가 자신들의 삶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용기가 없을때 지지하거나 가디언 역할을 해주기도 하고, 그냥 별 존재감없이 앉아있다가 이따끔씩 말을 하는 가족들처럼 친숙하게 ‘메인 자아’와 공존하고 있다고. 물론 그 목소리가 자기를 파괴하고 괴롭히고 남에게 적대감을 갖게하면 문제가 되지만 말이다. 분명한건, 어떤 정신과의사를 만나도 그 머리속 목소리를 없애줄수있는 의사는 아직 없으며, 독한 약으로 머리속 목소리를 잠재울수있지만 그것은 즉 메인 자아의 능력까지 마비시키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즉 현실적인 결론은 머리속 목소리와 잘 공존하고 살아갈수있도록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

환청이라는 것이 환상일지도 모른다

기사에 소개된 1976년 나온 책, The origins of Consciousness in the Breakdown of the Bicameral Mind(by Julian Jaynes)에 보면 이런 주장이 나온다고 한다. 먼 옛날 고대의 선조들은 ‘의식’ ‘자아’라는 개념이 약했고,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의식의 흐름이라고 갖고있는 메인자아의 내면의 목소리를 ‘환각’이라고 생각했을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사냥을 하러가는데 왜 머리속에서 ‘오늘은 날씨가 좋으니 집에서 잠이나자고싶은데’ 같은 생각이 들때 본능 너머의 머리속 의식이 낯설고 이상하게 느껴질수 있었다는 것. 어쩌면 이게 오늘날 우리가 머리속의 수많은 목소리들을 환청이라고 무시해버리는 오류와 비슷할지 모른다는, 다소 급진적인 주장이었다.

환청의 경계는 애매하다

Durham 대학에서 ‘환청듣는모임(?: Hearing vonyhough라는 movement)을 이끄는 Charles Fernyhough- 이하 찰스는, 의도적으로 이 단체의 활동에서 환청의 경계를 넓혀 멤버들을 포용해왔다고 한다. 예를들면, 소설을 심취해서 집필할때 케릭터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고 말하는 작가들, 사이키델릭 약물이나 식품을 섭취하고 환각을 경험한다는 사람들, 신의 목소리를 듣는다고 주장하는 종교인들, 심지어 이 글을 읽고있으면서 동시에 오늘저녁은 뭐먹지라고 다른 생각을 동시에 하는 사람들 – 즉, 환청을 듣는다는 것과 우리 내면의 목소리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중이라고…그리고 그의 주장은 환청을 듣는 사람들은 어떤 트라우마를 이유로 아마도, 우리 내면의 목소리가 외부의 누군가의 목소리라고 혼동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한다.

목소리를 듣는이들을 존중하라는 것

우리는 목소리를 듣는이들을 쉽게 정신질환자로 취급하고, 그래서 목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쉽게 커밍아웃을 못한다고 한다. 기사에서는 이게 꼭 과거의 동성연애자들의 상황과 비슷하다고까지 하는데 – 이 주장은 너무 급진적이라 나조차 좀 놀랐음. 기사처럼 목소리를 듣는 사람들의 여러사례가 있으며 목소리를 듣는 모든 사람들이 위 생각처럼 고통을 겪고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가 마음을 좀 열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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